제가 그래도 그렇게 못난이는 아닌 줄 알았어요.
대입에 실패할 때만 해도, 스스로가 아직 닦이지 않은 보석...까진 아니어도 최소한 쓸모가 없진 않은 인간이라고 생각했어요.
대입 이후.
나와는 달리 돌아가는 주변.
물론 절 재미있게 여겨 주더군요.
그치만 그건 우스꽝스러움에 기인한 것.
사실 '재미있게 여겨'가 아니라 '우습게 여겨' 정도가 가깝겠네요.
그나마 겉도는 아이가 되지 않을 수 있었던 건, '활용 가치'가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.
하루가 멀다 하고 착착 접혀 나가는 자신감.
내가 우습게, 찌질하게, 이상하게, 거부감 들게 인지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난 이후의 당혹감.
내가 생각해 온 나와 저들이 보는 나 사이의 갭이 피부에 닿았을 때의 그 서늘함.
나의 호감이 저쪽의 불쾌감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씁쓸함.
그래. 이게 현실.
거울 속 모습과 녹음기 속 목소리.
아, 이런 사람이라면 나라도 싫겠다.
인기 없는 아이들.
그들의 공통분모.
떨어지는 비주얼.
나는 저들과 주류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구나.
적어도 저 잘 나가는 선남선녀들처럼 예쁨받지 못하는구나.
유치한 고민들.
앞으로가 더 문제.
나는 어찌할 것인가. 어찌 될 것인가.
제가 인터넷을 좋아하는 이유.
얼굴과 목소리를 드러낼 필요가 없어서.
어딘가에 처음 들어섰을 때 스캔당하는 느낌.
'별 볼 일 없는 사람이네'라는 그 눈빛.
5할의 유전자와 5할의 자기 관리 부족이 빚어낸 참사.
날씬하고
잘생기고
키도 크고
향기 좋고
매너 있고
똑똑하고
깜찍하고
센스 있고
샤프하고
옷 잘 입고
돈 잘 벌고
인기 많은
사람이 되고 싶었는데.
노력이 부족했던 것인지.
황금과 용모가 부족하면 노력이라도 깔려야 하는데
의욕은 접힐 대로 접혀 버려,
이제는 손바닥만 한 조각으로 비실비실.
그래요.
사실 정당한 대가를 받으시는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나 상담 센터 선생님이 아닌 이상
이런 징징거림을 들어야 할 이유를 가진 사람은 어디에도 없어요.
난 저들이 될 수 없을까.
난 선남선녀에 낄 수 없는 걸까.
어느 정도로 저자세로 가야 예쁨 받을 수 있을까.
왜 여전히 나댄다, 꼴사납다는 이야기가 나올까.
내가 미남이었어도 이랬을까?
...힘내고 싶은데
힘이 나지 않음.
인장은 이렇게나 밝은데,
이렇게나 화사한데,
왜 현실의 책은 이다지도. 이다지도.
...미쳤네요.
글을 여기까지 쓰다니.
모든 인간은 그 자체만으로도 존중받을만한 가치가 있고 삶이란건 결국 자신의 가치를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. 물론 모두가 자신의 가치를 찾아내는데에 성공하는건 아니고 그 찾아가는 과정이 아무리 고되고 힘들다 하더라도 그것이 존중받지 말아야할 이유는 못되죠. 힘내세요. 포기하시지않는다면 언젠간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내실 수 있을겁니다. 그리고 자책하지 마시고 주변 사람들을 좀 더 믿어보세요. 생각보다 님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주변에 많을겁니다. 저를 포함해서요.